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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사는게 다 비슷하다

어릴때는 늘 하는 상상이 있었다.

내가 엄청나게 '유능한' 사람이 되어있거나, 부자가 되어있거나 하는 상상말이다.

조금 머리가 큰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때는 좋은직장에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좋은 학교 타이틀이 필요하니 공부를 열심히 했다.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었다.

 

지나가는 어른들이 "그때가 참 좋을때다"하면 속으로 코웃음쳤다.

내가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는데 무슨소리냐며.. 

20대 후반까지만해도 학생때보다는 그래도 내가 돈 벌고 쓰는 직장인이 났다며 생각했는데,

독립을 하거나 집을 사는 등 큰 대출을 끼게되면, 그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이해할 순간이 온다.

정말 학생때가 낫더라.

 

좀 크고 보니 세상의 순리를 깨닫고 보니, 연봉 암만 높아봤자 세금으로 다 떼간다.

많이 벌면 더 떼간다. 물론 많이벌면 좋겠지만, 그것도 정말 어렵다.

그래봤자 대감집 노비라는 말이 딱이다. 뭐든 내 사업이 아니면 큰 의미가 없어보인다. 

이쯤되면 그냥 태어날때부터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러워진다.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그들이 인생의 승자인것만 같다. 

 

10대 후반에는 나의 성적이 내 인생을 결정할 것 같았다.

20대 후반에는 마치 세상이 나를 연봉으로 급 나누기 할 것 같았다. 

막연하게 10대, 20대 모두 두려웠다. 

 

근데 30대가 되어보면 그렇지가 않다.

많이 벌면 물론 좋겠지만, 많이번다고해서 부자인것은 아니다. 

많이 번다면, 대가가 따른다. 3교대하는 직업이거나, 힘들거나 말이다.

그러면 수명이 깎인다는게 실감난다. 한해가 갈수록 체력이 예전같지가 않은 것이다. 

그리곤 10대 때 나보다 공부못하던 친구가 좋은직장에 다니고 있거나,

선생님 말 안듣던 아이가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10대때의 생각도 모두 허상이라는걸 알게된다. 

성적과 인생은 결코 같지 않고, 연봉이 낮거나 높은걸로 급은 나눠지지 않는다. 

 

내가 얼마를 벌든 대부분의 직장인이라면

독립을 하면 대출금이 부담이되고, 생활비가 나가고 보험비가 나가면서

'이제 정말 이게 내 살림이구나'실감이 난다. 그리곤 다시금 두려워진다. 

이 모든걸 어떻게 케어하면서 살아가지?라는 생각에

재태크도 유튜브도 열심히 보고, 부수입도 생각해본다. 

 

그래도 결론은 같다. 잘 버는것보다 잘 쓰는게 중요하다. 

돈을 벌고, 모을수록 그게 실감이 난다. 

 

요즘 하는 생각은 사는게 정말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다. 

결혼할때 벌이보다, 학벌보다 사람 됨됨이를 보라는 어른들의 말씀이 정말 딱이다.

얼마를 벌든 얼마를 모으는것이 중요하다면, 직업으로 벌이로 사람의 급을 나누는게 정말 부질없다.

결혼이란 것이 결국에는 다 비슷하게 사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갈 동반자를 만나는 일 같다. 

 

여기까지 오면 참 쉽다. 

그냥 물 흐르는듯이 살되, 열심히 모으고 투자는 안전하게. 그러면 끝난다. 

집안 좋은것? 좋지만 '나와는 장르가 다르다'

나는 그저 저들보다 10년느릴 뿐이라고 대뇌이고나니 별게 아닌거같다.

그들도 명품사고 그런것 할것같지만, "강남에 집을 턱턱사줄 정말 부자"가 아니라면 그렇지도 않다. 

오른집값을 지원받고, 대출껴서 비슷하게 산다. 아껴가며 말이다. 

 

참 비슷하다 사는게.

그래서 나는 내 삶을 쓸데없는 열등감 말고

나에게 집중해 아름답게 채워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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